어느 시나리오 작가의 쓸쓸한 죽음 | |
서른두살의 한 시나리오 작가가 집에서 홀로 세상을 떠났다. 우선 고인이 되신 분께 애도를 표한다. 꽃다운 젊음을 가지고 이런 상황이 되어버린 세상이,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미웠을지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이기사를 보고 하루종일 마음이 무거웠다.
자신의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먼곳으로 떠난다는게 얼마나 서글픈것일까. 세상에 남들이 자신의 작품으로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랬지만, 결국은 [“남는 밥좀 주오” 글 남기고 무명 영화작가 쓸쓸한 죽음]이라는 한줄의 기사로 세상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하게 되어버린 것...
예술가의 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런 기사야말로 정말 슬픈기사가 아닐까. 한편으로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기도 하고...
예술이란 결국 돈없으면 할수 없는 것이란 말인가.
가진재산이 원래 많거나 후원하는 사람이 없다면 예술가가 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부업이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본업을 가진후 부업으로 예술을 해야되는 것인가.
나도 대학졸업후 1년간 만화가가되기위해 노력했지만 장남이라는 현실에 세상과 타협하여 사회에 뛰어들었다.
그뒤로는 사회속에서 살아남기위해 발버둥치며 조금씩 꿈을 잃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
아주어린시절부터 가지고있던 꿈이 이젠 취미로 변해가고있는 나의 모습을 보면 서글픈감정도 들지만 때론 내가 좋아하는것이 스트레스로 변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아니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
먹고살기위해 한눈을 판다는것 그것부터 예술가로써 뒤쳐져 가는 모습이아닐까...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아야 남들보다 뛰어난 작품을 만들수 있는데...
대학졸업시기의 1년간 몸은 힘들었지만 정말 행복한 시기였다. 다시 그때의 꿈과 열정을 가질수 있을까? 그것은 결국 내가 선택할 문제겠지...
어쨌든 비록 남들이 그녀를 젊은나이에 쓸쓸히 세상을 떠난 무명 시나리오작가로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그녀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았던 당당한 '예술가 최고은'으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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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는 2011.01.08 한겨레신문에서 발췌 |
고인의 영화 [격정소나타]중의 한장면 “남는 밥좀 주오” 글 남기고 무명 영화작가 쓸쓸한 죽음 “나는 5타수 무안타” 자조 월세 밀리고 가스 끊긴채 병마와 굶주림에 시달려 단칸방에는 채 마르지 않은 수건이 딱딱하게 얼어붙어 있었다. 온기는 느낄 수 없었다. 이미 가스가 끊긴 지 오래여서 음식을 해 먹은 흔적도 없었다. 마실 물도 남아 있지 않았다. 설을 앞둔 지난달 29일, 유망한 예비 시나리오 작가 최아무개(32·여)씨는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의 월셋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미 몇 달째 월세가 밀린 상태였다. 형편을 딱히 여긴 인근 상점 주인들이 외상을 주기도 했지만 최씨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깡마른 상태로 숨진 최씨를 발견한 사람은 같은 다가구주택에 살던 또다른 세입자 송아무개(50)씨였다.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 최씨는 사망 전에 송씨의 집 문 앞에 이런 내용의 쪽지를 붙여놓았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송씨가 음식을 챙겨 왔지만, 이미 최씨의 몸은 싸늘해진 상태였다. 최씨가 누운 자리 옆으로 열이 식은 전기장판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동네 주민들도 최씨의 모습을 본 지 사나흘이 지났을 때였다. 송씨의 신고를 받은 안양시 만안경찰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던 최씨가 수일째 굶은 상태에서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가 일하던 영화계에 이런 사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그의 지인들 사이에서는 최씨를 열악한 환경으로 내몬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탄식이 쏟아졌다. 극소수를 제외한 예비 영화인들은 생계조차 이어가기 힘든 대우를 참아내야 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씨의 선배인 한 현역 영화감독은 “신인 작가들은 2000만원 정도인 계약금의 극히 일부만 받고 시나리오를 일단 넘긴 뒤 제작에 들어가야만 잔금을 받을 수 있다”며 “제작사가 좋은 시나리오를 묶어두기 위해, 기약도 없는 제작 일정까지 작가 같은 약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씨는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영화과(시나리오 전공)를 졸업한 뒤 실력을 인정받아 제작사와 일부 시나리오 계약을 맺었지만, 영화 제작까지 이어지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최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영화화된 것으로 보면) 나는 5타수 무안타”, “잘 안 팔리는 시나리오 작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한다.
최씨를 아꼈던 선후배들은 그가 직접 쓰고 연출한 단편영화<격정소나타> 상영회와 유작 시나리오 읽기 등 추모 모임을 열 예정이다. 최씨의 작품을 좋아했다는 후배 작가 윤아무개씨는 트위터에 추모글을 남겼다. “그녀의 <격정소나타>는 단편 시나리오를 쓸 때마다 내겐 훌륭한 참고서 같은 영화였다. 언젠가 판을 기웃거리면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녀가 구름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행복하시기를.”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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