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글/[추억]나와 사람들 3

학력고사의 단상

야간자율학습까지 학력고사란 한번의 시험에 12년간 매달린 100만 수험생들의 모습 10시 도서관의 가로등불을 보며 집으로 가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 공부는 왜 하는 것일까? 대학을 가기위해? 목적을 명확하게 잡지 못하니 공부라는 수단에 매몰되기 시작하고, 결국 공부한게 아까워서 대학에 가게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에 뛰어들어 돈을 벌며, 하나의 주체가 되기에는 마음의 준비가 부족했다. 수학을 못했다. 원래 머리가 좋지도 못했지만 놀다가 늦게 공부하다보니 국어와 암기과목은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가도 기초가 부족한만큼 수학은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성적도 못한다고 하기도, 그렇다고 잘한다고 하기도 애매한 어중간한 성적이었다. 시험때의 수학난이도가 사실상 성적을 갈랐다. 고3후반기 한동안 슬럼프가 찾..

작은 부조리

00. 작은 부조리 1990년 세계는 독일이 통일되고 공산주의 소련과 한국이 수교하는등 격변의 시기가 진행되고 있었고 한국내부에서는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고 6월항쟁이후 시대의 재야단체들이 속속 조직되는등 사회 변화에 몸부림치는 시기였다. 고등학교 공립 인문계 학교의 교실또한 격변의 시기인것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전교조에 가입한 선생님과 그렇지 않은 선생님이 공존하고 있었다. 대학생들이 데모하는것을 극렬히 성토하는 나이지긋하신 선생님과 말로는 표현못하나 전교조를 지지하는 젊은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묘한 부조화를 느낀다. 정체성이 확립되기전 학생들에게 선생님들의 반복된 이야기는 세뇌되는것과 깨우치는것의 중간쯤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 중요한것은 학력고사가 수학능력시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