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작품/[소설]로보토피아

06. 외국인 신부

goodcomic 2018. 12. 25. 19:22

제니가 왔다.



밥을 같이 먹어주고 서툰 한국어로 인사를 하며 밤을 보냈다.


언어의 차이가 있어 소통은 쉽지 않았으나 누군가 옆에서 외로움을 달래주는건 매우 설레이는 일이었다.


나나와 아이가 생기면 내인생은 어떻게 변할까?


이런 물음이 머리를 맴돌았지만 깊이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나나는 나를 매우 배려했다. 다른 외국인 여인처럼. 돈에대한 요구도 없었고 부모님이야기도 안했다. 그게 무척 고마웠다.


 


영철은 제니에게서 외모만 다른 나나의 모습을 느꼈다.


 


다시 쇼파에앉아 나나와 했던것처럼 제니를 살포시 안고 TV를 시청했다.


 


드라마를 보다 잠시 튼 TV뉴스프로그램에서는 정부의 외국이민정책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나나도 외국이민자다보니 흥미가 생긴 영철은


뉴스를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정부에서 외국이민을 적극 수용한 결과 인구는 상승추세에 있으나


이민자와의 문화충돌로 적잖은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티브이 화면에서는 한 노인이 나와 밤길에서 몰려다니는 외국인무리들이


무서와 밤길을 돌아다닐수 없다거나, 어린애를 가진 학부모라는사람은


한반에 다문화 아이가 너무 많아서 편가르기문제나 아이의 정체성문제로


걱정이라는등 또 외국인한테 우리세금이 너무 많이 나간다는등 다양한


불만의 인터뷰가 방송되었다.


 


제니를 한번본 영철은 머슥하여 나나에게 한마디 하였다.


 


"제니는 혹시누가 뭐라하더라도 기죽지말고 살았으면 좋겠어. 내가 있잖아."


 


제니는 그런 영철을보며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약간 어눌한 말투로 말했다.


 


"고마워요. 영철씨"


 


한편 티브이에서는 전문가라고 하는 패널이 나와이에 관한 주장을 펼쳤다.


 


"현정부의 인구정책은 시작부터가 잘못되었어요. 기존의 한국사람들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많이 낳도록 해야 사회문제가 줄어드는데 현실은 외면하고 성과를 위해

외국인 결혼이민과 노동자를 방치하다보니 기존국민의 역차별이 현실화된게 지금의 상황입니다.


 


정부에서 결혼을 하도록 신혼부부의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고 출산지원금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한편,

육아부담을 줄이도록 공공 유치원,어린이집을 부담없이 늦은시간까지 사용할수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는것뿐아니라

 청년층의 소득증대책도 병행해야하는데 그작업이 시간도 많이걸리고 성과를 장담못하다보니 단기성과를 위해 이런 기형적인정책이 나오게 된거에요.


 


그리고 이렇게 결혼한사람이 잘된다는 보장도 없어요.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다보면 성격차이, 문화차이가

생기게 마련인데 강제로 다른사람들을 붙여놓고 아이만 낳게하면 남자나 여자나 그게 행복하겠습니까?


 


국가가 매우사적인 개인의 생활까지 침범해서 통제하는것은 안되는 거에요.


이전처럼 독신자로 살던, 동성과 살던, 로봇과 살던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는데  그것을 강제하는건 결국 헌법의 가치에 위배되는 겁니다.


 


앞으로 미혼 남녀의 강제 맞선제도는 없애야하고 인간형 로봇도 허용해야합니다."


 


"그런데 로봇 브로커가 생겼다고 하네요. 기존의 인간형로봇 수거조치로


폐기될 로봇들을 불법으로 빼돌려 유흥업소에 판매하는 조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요. 국가가 통제하려하면 할수록 개인은 그 틈을 이용해 빠져나가려고합니다."


 


그때 영철의 집 초인종이 울렸다.


"계십니까? 택배왔습니다."


"무슨 택배지? 올게 없을것 같은데? 어디서 온거지요?"


"경품에 당첨되신것 같네요."


그때 제니는 갑자기 경직된 움직임을 보이며 영철의 뒤로 숨었다.


문을열자 들어온것은 5명의 무장경찰이었다.


 


"모델 S508 투항하라."


"네? 무슨소리를 하시는건가요? 여기 그런게 어디있나요?"


 


그러자 제니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바뀌며 영철의 귓속에 속삭였다.


"영철 다시만나 행복했어요."


 


 영철에게 키스를 한 제니는 뒤로 공중제비를 하며 유리창을 부수고


탈출을 하였다. 무장경찰은 도망치는 제니에게 총을 난사했다.


그러나 민첩한동작으로 총알을 피하고 이내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경찰들은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추적에 나섰으나 결국 놓치고 말았다.


 


제니는 로봇자유동맹의 조직원이었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로봇의 자아가 생기고 인간이 주입한 프로그램을


거부하는 로봇의 조직이었다.


검찰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게된 영철은 제니와 협력관계는 아닌지 추궁을


받았다. 검사에게서는 이전 나나의 사례와 연관시키며 인형에 빠져 한심한


놈이란 소리를 들었다.


조사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제니가 나나와 같은 모델이었다는것을....


 


실제 외국인은 결혼이라는 핑계로 들어와 불법체류를 하고 브로커는 대신 로봇을 보내는 것이다.

외국인에게서 불법체류 알선방법으로 수수료를 받고 로봇은 외국인의 영주권이 발급될때쯤 다시 복귀하도록 되어있었다.


로봇과의 연결이 두번이나 있게됨에따라 경찰은 영철이 로봇과 모종의 관계가 있을것이라 강하게 의심하였다.


몇일간의 강도높은 조사이후에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검찰은


영철을 석방하였다. 물론 이후 감시를 계속 받게 되었다.


 


방에 오자 침대에 누운 영철은 스스로 혼자말을 되뇌었다.


난 인형에 홀린것인가...마음을 빼앗긴것인가... 운명적인 사랑을 한것인가...


오래동안 기억에서 지워왔던 나나와의 기억이 떠올랐다.


복잡한생각에 영철은 잠을 이룰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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